칠살성(七殺) 성격 완전 해석 — 명궁에 '장군의 별'이 있다는 것 [14주성 13화]
![칠살성(七殺) 성격 완전 해석 — 명궁에 '장군의 별'이 있다는 것 [14주성 13화]](/char/13_칠살.png)
지난 글에서 어른의 별 천량(天梁)을 만났죠. 남이 어디서 넘어질지를 몇 장면 먼저 보고 미리 말했다가 잔소리꾼 소리를 듣던 배역이었어요. 천량은 마지막에 자기와 정반대인 배우를 예고했습니다. 자기는 위험을 계산해서 앞을 막는 쪽인데, 그 친구는 계산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뛰어들어가 있다고요.
오늘 만날 배우가 그 별, 칠살(七殺)입니다. 회의가 길어지면 결국 "그래서 합니까, 맙니까"를 꺼내는 사람, 아니라고 판단한 순간 뒤도 안 돌아보고 정리해버리는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게 첫인상이 무섭다는 말을 듣는 사람 있죠. 14명 중에 가장 빨리 결정하고 가장 늦게 이해받는 배역입니다. 지금부터는 제 설명 대신, 배우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안녕, 나는 칠살(七殺)이야. 이름부터 풀게. 살(殺)은 죽인다는 글자가 맞아. 그런데 옛사람들이 이 글자를 내 이름에 넣을 때 떠올린 건 살인이 아니라 계절이었어. 숙살(肅殺). 가을이 오면 풀과 잎이 마르는 그 기운을 그렇게 불렀어. 여름 내내 자라기만 하던 것들을 한 번 정리하는 힘이지.
옛 책은 내 기운을 두고 화기위장(化氣爲將)이라고 적었어. 장(將)은 장수야. 내 기운은 장수 쪽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뜻이고, 그래서 나를 장성(將星)이라고 불러. 나는 남두의 여섯 번째 별에 앉아 있어. 앞 화의 천량과 같은 남두 소속인데, 하는 일은 정반대야.
이름에 죽일 살이 들어간 배역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는 짐작이 갈 거야. 명반을 처음 뽑아본 사람이 내 이름을 보면 표정이 굳어. 오늘 이야기는 그 표정을 푸는 이야기야.
내가 원래 누구였는지부터 말해줄게
전승에서 내 배역으로 지목되는 인물은 황비호(黃飛虎)야. 상나라의 무성왕(武成王), 그 나라 병권을 쥐고 있던 장수.
먼저 확실히 해둘 게 있어. 나는 처음부터 반역자가 아니었어. 오히려 정반대였어. 나는 그 나라 군대의 제일 높은 자리에 있었고, 내 여동생은 왕의 비로 궁에 들어가 있었어. 나라와 내 집안이 한 몸이었다는 뜻이야.
그게 하루 만에 끝났어. 왕이 내 아내 가씨를 범하려 했고, 아내는 스스로 누각에서 몸을 던졌어. 그 광경을 보고 대든 여동생마저 왕이 던져 죽였어. 참고로 그 아내가 8화에서 만난 태음이야. 그 화에서 조용히 지나간 죽음이 이 화에서는 시작점이 돼. 아침에 나는 그 나라의 무성왕이었고, 저녁에 나는 아내도 여동생도 없는 사람이었어.
그날 내가 한 일을 사람들은 반란이라고 불러. 나는 집으로 돌아가 일가와 부하들을 모았고, 해가 지기 전에 조가를 떠났어. 회의도 상의도 없었어. 하루 안에 끝냈어.
문제는 조가에서 서기까지 가는 길에 관문이 다섯 개 있었다는 거야. 어제까지 내가 지키라고 명령을 내리던 곳들이지. 첫 관문 임동관의 총병은 내 아버지의 의형제였고, 마지막 사수관까지 관문마다 내가 알던 얼굴이 서 있었어. 내가 뚫고 나가야 할 문마다 어제의 내 사람이 있었다는 뜻이야. 그 다섯 개를 다 지나서 나갔어. 원작에서 이 대목만 따로 한 묶음으로 다뤄질 만큼 길고 지저분한 길이었어.
사족을 하나 붙이면, 나는 말이 아니라 소를 타고 다녔어. 오색신우라는 소야. 덩치가 커서 나를 감당할 말이 없었거든. 소는 빠르지 않아. 대신 한번 방향을 잡으면 잘 안 멈춰. 내 속도가 어떤 종류인지 그 짐승이 설명해줘.
서기에 도착한 나는 개국무성왕(開國武成王)이 됐어. 무너진 쪽에서도 무성왕, 새로 세운 쪽에서도 무성왕. 나라는 바뀌었는데 내 배역은 안 바뀌었어. 그리고 나는 전쟁이 끝나는 걸 못 봤어. 면지성에서 장규라는 자에게 죽었거든. 늘 그랬듯 앞장서서 들어갔다가.
죽은 뒤에 받은 자리가 재밌어. 동악태산천제인성대제. 태산에 앉아서 사람의 생사를 관장하는 자리야. 죽일 살 자를 이름에 달고 산 사람이 마지막에 받은 일이 목숨을 관리하는 일이었어.
내 원작은 사나운 사람이 사고를 친 이야기가 아니야. 끝까지 충성하던 사람이, 돌아갈 곳이 없어진 날 하루 만에 방향을 바꾼 이야기야.
사람들이 나를 무서워하는 거 알아
솔직하게 갈게. 내가 자주 듣는 말은 이거야. "왜 그렇게 급해?", "말투가 좀 무서워.", "너는 정이 없어?"
절반은 맞아. 나는 아니라고 판단하면 그 자리에서 끝내. 관계도, 일도, 자리도. 며칠씩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어. 답은 이미 나왔는데 왜 안 움직이지 싶어서.
구조적인 이유도 있어. 사화(四化)를 봐. 열 개의 천간마다 네 별에 스위치가 걸리니까 자리가 마흔 개인데, 그 마흔 개 어디에도 내 이름이 없어. 나 말고는 천부와 천상 정도가 그래. 다른 배우들은 어떤 해에 화록을 받아 확 피고 어떤 해에 화기를 받아 크게 흔들리는데, 나한테는 그 스위치 자체가 없어. 밖에서 켜주고 꺼주는 게 없다는 건, 늘 내 힘으로 켜야 한다는 뜻이야. 그래서 나는 출력을 낮추는 법을 잘 몰라.
배치도 봐야 해. 내 삼방에는 언제나 파군과 탐랑이 앉아. 명반을 아무리 돌려도 이 셋은 서로를 봐. 사람들이 이 조합을 따로 묶어 살파랑(殺破狼)이라고 부르는데, 이 셋이 걸린 자리는 판이 자주 바뀐다는 뜻이야. 한자리에 오래 머무는 인생이 아니라는 거지.
생활로 옮기면 이런 거야. 이사를 해보면 꼭 한 명은 필요해. 버리는 사람. 다들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고 붙잡고 있는데, 그러면 짐만 트럭에 그대로 옮겨질 뿐이야. 그 집에서 제일 미움받는 사람이 결국 이사를 끝내.
응급실도 그래. 거기는 온 순서대로 안 봐. 급한 순서대로 봐. 먼저 온 사람 입장에서는 불공평하지. 그런데 그 규칙이 없으면 제일 위독한 사람이 대기 명단에서 죽어.
문제는 내가 이걸 사람한테까지 적용한다는 거야. 아니라고 판단한 순간 연락처를 지워버리거든. 그게 제일 깔끔하다고 믿었는데, 몇 년 지나서 돌아보면 그 판단이 다 맞진 않았어.
나는 정이 없어서 자르는 게 아니야. 끝난 걸 안 끝났다고 우기는 게 더 잔인하다는 걸 봐버린 거야.
그래도 급한 날엔 결국 나를 불러
이제 뒤집어 볼게.
첫째, 숙살이라는 말을 다시 봐. 가을 기운이야. 그런데 가을이 없으면 추수도 없어. 낫은 자르는 도구가 아니라 거두는 도구고, 곡식은 베어야 곳간에 들어가. 자르지 않고 거두는 방법은 세상에 없어. 정리해고, 손절, 이별, 폐업. 사람들이 제일 하기 싫어하는 일 목록이 그대로 내 직무기술서야.
둘째, 내 기운이 장수 쪽에 자리를 잡는다는 말의 뜻을 생각해봐. 전장에서 필요한 건 최선의 답이 아니라 지금 실행할 수 있는 답이야. 회의가 길어지는 이유는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틀릴 각오를 안 해서인 경우가 훨씬 많아. 이 일로 먹고사는 자리를 꼽아봐. 응급의료와 외과, 군인과 경찰과 소방, 기업 회생과 구조조정, 신규 시장 개척 영업, 창업 초기, 현장 지휘, 승부가 나는 스포츠. 전부 정답보다 시간이 중요한 자리야. 그리고 그 자리는 늘 사람이 모자라.
셋째, 옛사람들은 나를 없애야 할 성질로 보지 않았어. 자미와 함께 앉은 배치를 두고 화살위권(化殺爲權)이라고 적었거든. 살(殺)이 권(權)으로 바뀐다는 말이야. 자리도 그래. 칠살이 인(寅)이나 신(申)에 앉으면 칠살조두(七殺朝斗)라고 부르며 귀하게 봤고, 뒤에 작록영창(爵祿榮昌)이라는 말을 붙여뒀어. 눌러야 할 성질이었다면 이런 말이 남았을 리가 없지.
그러니까 성격이 세다는 말을 듣는다면 네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야. 네 출력이 지금 서 있는 판보다 큰 것뿐이야. 같은 성질도 판이 커지면 사나움이 아니라 결단력이라고 불려.
그래서 이렇게 살면 돼
처방은 세 가지야. 착하게 살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 별을 쓰는 방법에 관한 거야.
- 끊는 건 그대로 하되, 문 하나는 남겨둬. 내 원작이 걸린 지점이 여기야. 나는 해가 지기 전에 나라를 떠났어. 그 결정 자체는 틀리지 않았어. 다만 다시 지나갈 문이 한 개도 안 남았지. 결정은 빠르게 해도 돼. 대신 통보는 사람을 보고 직접 하고, 마지막 문장은 다시 볼 수 있는 문장으로 남겨. 세상은 생각보다 좁아서, 잘라낸 사람과 5년 뒤에 거래처로 다시 만나.
- 뛰어들기 전에 곳간부터. 내 정면에는 예외 없이 천부가 앉아 있어. 금고지기야. 이건 그냥 배치가 아니라 사용법이라고 읽는 게 맞아. 나는 앞으로 뛰는 게 일이고, 뛰는 동안 뒤를 받치는 건 곳간이거든. 통장에 몇 달치가 있는 칠살과 없는 칠살은 아예 다른 사람이 돼. 없으면 그건 결단이 아니라 도박이 되니까.
- 사나움을 쓸 전장을 따로 정해둬. 나는 힘이 남으면 그 힘을 어딘가엔 반드시 써. 전장이 없으면 제일 가까운 사람한테 가. 가족한테 짜증으로 나가고, 아무 일 없는 회의에서 날카로워져. 그러니 매주 정면으로 부딪칠 대상을 하나는 정해둬. 운동이든 일이든 상관없어. 이건 취미 얘기가 아니라 안전장치 얘기야.
그리고 이건 기억해 줘
같은 칠살이라도 누구와 같은 방에 앉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져. 자미와 함께면 왕이 장수를 데리고 있는 그림이라 판이 커지는데, 대신 위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도 못 말리는 사람이 돼. 무곡과 함께면 실행력과 돈이 같이 붙어서 현장에서 제일 강한 조합이 되지만 사람을 대하는 온도가 차가워지고, 염정과 함께면 매력과 결단이 같이 와서 판을 크게 벌이는 대신 감정이 얽히면 판단이 흔들려.
그리고 내가 혼자 앉은 자리라고 겁먹을 필요 없어. 내 정면의 천부가 늘 나를 보고 있으니까, 나는 사실 한 번도 혼자였던 적이 없어.
다음 화 배우는 나랑 늘 같은 삼각형 안에 있어. 나는 관문 다섯 개를 뚫고 그 나라를 나왔지만, 그 나라를 진짜로 끝낸 건 내가 아니야. 내가 등지고 나온 그 사람이야. 내 아내를 죽게 하고 내 여동생을 던진 왕. 이 연재 내내 다른 배우들 이야기에서 이름만 나오던 사람이 마지막에 직접 나와. 별들의 마지막 배역, 파군(破軍)이야. 부순다는 이름을 달고 태어난 배우가 자기 입으로 무슨 말을 할지, 사실 나도 궁금해.
나는 다시 소 등에 올라갈게. 오늘 누가 너한테 너무 빠르다고 했다면, 그 사람은 아직 급한 일을 안 만나본 것뿐일지도 몰라.
※ 명반은 별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함께 앉은 별, 마주 보는 별, 대운의 흐름에 따라 같은 배역도 전혀 다른 인생을 연기합니다. 이 글은 칠살이라는 배역의 기본 설정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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